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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 회비계좌번호
533301-01-061170(국민)
100-021-199650(신한)
001-01-326566(농협)
180-910018-56804(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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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 특강 및 단식비
100-021-221569(신한)
*예금주:수수팥떡ASAM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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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제목 |
부럼과 오곡밥,그리고 나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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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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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연맘(한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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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03-02-14 오전 10:28: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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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
968 |
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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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 전날이면 어머니는 점심상부터 오곡밥을 올려주셨다.
오전부터 분주히 준비하시던 마른 나물들도 먹을 만큼만 덜어 내놓고
보기 좋게 다른 그릇에 담아 준비해 두신다.
보름전날은 그야 말로 포식을 하는 날이다.
맛난 고기 반찬은 없어도 입에서 살살 녹는 찰밥을 맘껏 먹을 수 있는 날이었으니까.
그 달디단 찰밥 맛에 싫어하던 콩이며 팥이며 잡곡들이 빼곡이 박혀 있는 밥을 눈 딱 감고 두 그릇씩 뚝딱 해치우고는
해질 녘이 되면 망우리를 들고 밖으로 나가 쥐불놀이를 한다.
불이 무서워 직접 돌리지는 못해도 멀직히 서서 동생녀석이 돌리는 망우리를 보며
어린 맘에도 무언가를 발원하는 마음이 들었던 건 왜일까?
늦게까지 밖에서 뛰어 놀다 들어오면 얼굴이며 머리카락이 검게 그을러 있기 예사였다.
씻지도 않고 구들장에 몸을 녹이다 보면 씻지도 않고 어느새 잠을 들고 만다.
보름날 새벽 어둠이 걷치기 시작하면 어머니는
작은 목소리로 살며시 우리를 깨우신다.
눈뜨자마자 말하기 전에 깨야한다는 부럼을 떠지지 않는 눈을 그대로 감은 채 그렇게 깨어낸다.
간혹 동생이 그냥 잠을 자버리면 어머닌 대신 부럼을 깨주시기도 하셨다.
어느덧 잠이 달아나 눈을 떠보면 식구들이 자고 있는 방 한 켠의 넓직한 상엔
흰쌀밥에 식구들 수만큼의 수저를 꽂은 밥솥이 들어앉아 있고,
전날 따로 챙겨두신 나물들이 그 큰 그릇 채로, 썰지 않은 큼직한 두부가 들어가 있는 맑은 명태 국과,
갇구어낸 김이 썰지 않은 채로 상을 차지하고 있다.
'아, 밥이다'하고 생각이 드는 순간 동시에 더위를 팔아야 한다고 동생을 깨우기 시작하고,
간밤의 그을은 때를 말끔히 씻어내곤, 든든히 아침을 챙겨먹고는 이내 밖으로 달려나간다.
대문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가 지나가는 동네 어른께 '아줌마, 내 더위 사세요' 하면,
넉살 좋게 웃어 주시던 동네 아주머니의 얼굴이 아련히 떠오른다.
어느덧 세월이 지나 내가 엄마가 되어 보름상을 준비한다.
내겐 설, 추석보다도 어린 시절의 즐거운 기억이 더 많은 명절이기에 마음도 즐겁다.
그리고, 왜 어머니가 오곡밥을, 마른 나물을, 두부를 넣고 끓인 맑은 국을, 복쌈을 준비하셨는지 가슴속에 뇌이며, 오늘도 가족에 대한 따듯한 사랑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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