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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 회비계좌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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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 특강 및 단식비
100-021-221569(신한)
*예금주:수수팥떡ASAM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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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제목 |
아토피와 함께 자연스럽게 살아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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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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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amam(이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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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05-06-30 오후 9:34: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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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
1202 |
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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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비록 미약하나 끝은 심히 창대하리라’
대학교시절 영어선생님께서 늘 말씀하시던 이 말은 성경의 한귀절로 비록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나에게는 20대를 한걸음한걸음 내딛으면서, 30대를 넘은 지금까지, 그리고 내가 이세상과 이별하는 마지막까지 나의 과거를 후회하지 않고, 나의 현재에 최선을 다하며, 나의 미래를 꿈꾸는 버팀목이 될 것이다.
매사에 열정적으로 내 몸을 던져야하는 나의 성격은 나 스스로 내 몸에 올가미를 덮어씌우기도 했다. 한 집안의 여자로서 온 집안을 빡빡 쓸고 닦고 정리해야하고, 신랑 앞에는 항상 따뜻한 밥과 푸짐한 반찬이 차려져야하고, 아이에게는 때론 다정한 엄마로, 때론 둘도 없는 친구로, 때론 엄격한 선생님의 역할까지 완벽히 해내야만 하는 완벽주의콤플렉스...
내 몸에 붙은 껌딱지임을 알면서도 쉽게 버리지 못하고 평생의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줄 알았던 완벽주의 콤플렉스는 첫아이의 중증아토피로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다.
5살 아이의 피부는 이미 제수명을 다한 피부처럼 쪼글쪼글하고, 뽀송뽀송 하얀 눈처럼 보여야할 피부는 다 타버린 재 모양 까맣고...
맘껏 뛰어놀아야 할 아이는 가려움에 어찌할 바를 몰라 제 손에 피가 묻고 살이 패여 하얀 속살이 내비칠 때까지 긁어대고...세상모르고 쌕쌕대며 잠자야할 밤에는 참을 수 없는 가려움에 두 시간을 연이어 잘 수가 없어 깨어나 긁고 또 깨어나 긁고 동이 틀 때쯤에야 지쳐서 그제야 잠을 잘 수 있었다.
정상을 향해 부러지지 않도록 꼿꼿이 서 있던 나는 단숨에 무참하게 꺾이고 말았다. 24시간 아이 옆에 붙어서 나의 육체와 정신과 경제적인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아이의 낮잠시간은 유일한 나만의 시간 인만큼 그 시간을 집안일에 쓸 수는 없었기에 항상 집안은 엉망진창이었고, 남편은 회사에서 세끼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이고 당장 나와 내 새끼의 입에 들어가는 것조차 스스로 해결할 힘이 턱없이 부족했다.
머리로는 내 뱃속에서 낳은 건강치 못한 아이를 보살펴야하는 엄마였지만 가슴은 온전히 머리를 따라가지 못했다. 제 몸을 피투성이, 진물투성이, 각질투성이로 만드는 아이를 달래기도 해보고, 다그치기도 해보고, 윽박지르기도 해보고, 심지어 소리치고 때리기도 하였고, 결국 그러다가 둘이 부둥켜 울고....울고...
단시간에 끝장을 내보겠다는 섣부른 생각이 오히려 나를 더 빨리 무너지게 하였다.
열성과 극성은 종이 한 장차이가 아닐까...
나 자신이 열성적으로 살아왔다고 생각했던 내 인생의 전초전은 사실은 극성을 떨며 내 인생을 들들 볶아댔던 것이었다.
이미 지난 두해동안 수차례 지옥 같은 경험을 치렀고 그리고 또다시 그 지옥을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 지옥을 즐기고 있다.
내게 모든 것을 빼앗아갔다고 생각했던 아토피는 사실 나에게 너무나 큰 것을 주었다. 바로 자연이란 선물을..
나는 나의 모든 것을 버리고서야 비로소 그것을 깨달았다.
아쉽게도...아니 다행히도...
그 후로 나는 두 딸과 함께 산으로 들로 뛰어다녔다.
이미 인공적으로 만들어놓은 것에 길들어진 나와 아이는 처음에는 무척이나 힘들었다. 놀이터가 아니면 놀 수가 없었고, 장난감이 없으면 심심했고, TV가 없으면 너무 조용해 어찌할 바를 몰랐다.
아는 사람이 더 무섭다고 가족과 친지 분들은 계속해서 유명한 피부과, 저명한 한의원, 악명 높은 약을 내게 들이밀었다.
그냥 웃지요~~
그냥 웃지요~~
다행히 아이들은 어른인 나보다도 더 빨리 자연과 친해졌다. 굴러다니는 돌과도, 이름 모를 풀꽃들과도, 한 움큼 가득 쥐어도 쥘 수 없는 흙과도, 청솔모가 이미 먹고 버린 알맹이 없는 도토리까지도 아이들에게는 친구가 되었다.
닫힌 성냥갑 속에서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며 상처를 주던 아이와 나도 두 팔을 펴고 한없이 받아주는 나무와 아이의 울음소리를 덮어주는 산새소리와 할퀴고 긁힌 상처를 보듬어주는 바람과 나의 짜증을 맘껏 버릴 수 있는 드넓은 하늘로 인해 조금씩 조금씩 우리는 바뀌어갔다.
자연스럽다는 것은 새벽의 아침이슬처럼 상쾌하고 맑음을, 녹음이 우거진 숲을 부드러운 흙에 드러누워 파란하늘을 메워놓은 푸르름을, 개구리소리, 귀뚜라미소리가 귀로 눈으로 코로 입으로 온몸으로 흘러내리는 시원함을 느끼는 것이다.
난 자연을 통해 억지로 ‘만들어야만 하는’ 행복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행복의 순간순간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비록 나의 잠자리와 생활 터가 조금은 지저분하더라도, 오늘 식탁위에김치와 두부만이 올라갈지라도, 비록 우리아이가 또래아이들이 다 알고 있는 한글도 못 읽어도 허허~~웃을 수 있는 여유로움이 생겼다.
그 여유로움과 밝음은 나뿐만 아니라 아이에게도 중독되었다. 7살이 되어서야 가진 딸아이만의 첫 사회생활은 믿는 만큼 잘해주고 있다. 정상적인 아이들보다 더 활발하고 적극적이고 밝고 너무나도 그 생활을 즐기는 모습이 행복해보였다. 가끔은 엄마가 샘이날 정도로.
아토피와의 전쟁을 시작한지 2년 만에 가진 첫 사회생활은 아이에게도 또 나에게도 너무나도 소중하고 소중한 시간이다.
아이는 오전에는 기다리고 기다렸던 친구들과의 만남을 위한 유치원으로, 오후에는 나와 동생, 그리고 몇 안 되는-아쉽게도 요즘은 맘껏 뛰어놀 수 있는 아이들을 찾기가 쉽지 않다. 아이들이 더 바쁘다는 말을 온몸으로 실감한다 -친구와 ‘숲속유치원’으로 간다.
아이와의 오전 몇 시간동안의 이별은 내게는 또 다른 만남의 시간이었기에 무척 설레기도 하였다.
결혼 7년 만에 처음 오는 ‘나만을 위한’시간이었다.
이 얼마나 소중한 시간인 것인가?
아이가 7년 만에 처음 사귀는 또래친구와의 만남의 시간을 가슴 벅차게 맞이하듯이 나또한 그러했다.
나는 천천히...나무와 나무사이를 걸으며 맛있는 공기를 한입 한입 베어 물듯이 영어산책을 떠났다.
중고등학교 학창시절의 영어선생님에 대한 첫사랑은 영어 없이 살아도 충분히 불편하지 않는 아줌마임에도 여전히 영어에 대한 나의 관심과 애정으로 남아있을 충분한 이유였기에 더더욱 나는 그 산책을 즐겼다.
몇 년 만에 다시 앉게 되는 ‘학생’이라는 의자는 내게 또 다른 행복의 순간순간이었다.
‘EVERGREEN'을 부르며 내 인생을 'EVERGREEN'으로 색칠해보기도 하고, 강요된 작가와의 공감이 아닌 내 느낌그대로 'Who has seen the wind?' 시를 읽으며 마음으로 느끼고, to 부정사, 동명사를 밑줄치고 형광 칠하며 외우지 않고 말할 수 있는, 오랜만에 눈물 한가득 하품을 할 수 있었던 즐거운 시간이었다.
단지 영어뿐만이 아니라 간간히 이야기해주시는 선생님의 삶속에 묻어나는 철학은 숲속의 나무들이 내뿜는 피톤치드 같아 내 마음까지 맑고 깨끗하게 정화시켜주었다.
모든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고, 하기 싫어도 해야만 하는 학습이 아니라 진정으로 몸과 마음이 하고픈 것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딸아이와 내가 느끼는 행복치수는 다시 또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가 받은 것의 몇 배나 많은 양의 피톤치드를 전해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행복을 심히 창대하게 잡지 않는다.
열심히 놀고 나서 먹는 물 한 모금, 땀방울 송글송글 맺힌 이마위로 지나가는 바람 한 자락, 아이와 신나게(?) 싸우고 나서 꼭 끌어안았을 때의 가슴짠~한 따뜻함...
나는 아이들에게 돌멩이 하나로 놀 수 있는 방법을 알게 해주고 싶다.
나는 아이들에게 잔디사이로 빼꼼히 얼굴내밀고 있는 풀꽃들도 제각기 이름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고 싶다.
나는 아이들에게 한여름 뙤약볕에 나뭇잎아래의 소름끼치는 추위를 느끼게 해주고 싶다.
나는 아이들에게 낙엽이불속에서 엄마의 자궁속 포근함을 다시 느끼게 해주고 싶다.
나는 어른들이 자연이 주는 행복을 이제는 깨달을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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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영임(2005-07-02):
잘 읽었어요. 학창시절엔 문학소녀였겠군요.풋~ 숲속의 싱그러움이 콧등을 스치네요. 자연스런 삶을 다시 한번 꿈꾸며... 
- 김현경(2005-07-02):
정말 공감이 가는 이야기,,입니다,,전 수수 회원들이 형제같을 수 밖에 없음이 이글에 밝혀진듯 합니다,,,
- 권혜련(2005-07-02):
소름이 끼치듯.....정말 많이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 설명희(2005-07-22):
자연이 주는 행복을 왜 모르겠습니까...현실에 싸우며 사느라...힘겨워서 그렇치~~!!글은 정말 소설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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