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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제목 |
젖을 떼야 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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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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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nsy73(천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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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03-09-25 오후 10:26: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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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
685 |
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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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이 참 심란하네요.
저의 아기는 이제 10개월이 되었습니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왔던 모유수유인데...
함몰유두여서 처음에 젖 물리는데 엄청 고생했었죠.
팔과 허리, 어깨 어느 곳 하나 안아픈 곳이 없이.
그다음엔 젖이 줄어 양 늘이느라 힘들었답니다.
그렇게 양이 는 후에는 출근을 준비하며 새벽에 수유한 후에 일어나
혼자 거실로 나가 졸리는 잠 참으며 젖을 짰어요.
그렇게 직장에 나가게 되고, 그 즈음부터 아기가 낯을 가려서
새벽에 단한번의 수유만으로도 잘 자던 아기가
엄마와 떨어진 환경탓인지 새벽에도 몇번 씩 일어나 젖을 먹여야 했답니다.
그 밤중수유를 괜찮아지겠지... 하고, 고치려 마음먹었다가도
아기 우는 게 안쓰러워 지금까지...
언제 잠 한 번 편하게 자 본 적없이 그렇게 지내오면서도
모유수유를 포기하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어요.
남들은 6개월이면 영양이 없다 어쩐다 했지만,
내심 나와만 준다면 2년 동안 먹일거라 생각하고 있었죠.
그런데 이제는 젖을 떼야 합니다.
출근 초기부터 주부습진이 시작되더군요.
그렇게 약간의 물집으로 시작한 주부습진이 7개월이 지나면서
엄지와 검지손가락이 다 벗겨지고, 갈라지고, 피 나고, 진물 나고...
병원을 가보았지만 모유수유 중이라 약한 연고만을 처방받았을 뿐입니다.
도저히 어쩔 도리가 없어 간 병원에서, 지난번 갔을 때만 해도 오래 먹이면 좋죠... 하시던 의사선생님께서, 이제 그만 모유수유를 중단하라고 하네요.
모유수유를 하는 한 치료를 할 수가 없다고.
약도 먹고, 주사도 맞고, 연고도 바르고 해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다고.그래서 이제 모유수유를 중단하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넘 속상해요.
사실 넘 허전해요.
지금도 우리 아긴 엄마 맘도 모르고 기분좋게 내 옆에서 놀고 있는데
아까 조금만 짜고 버텼던 젖이 넘 아파 젖을 주니 넘 기쁘게
입 벌리던 우리 아기, 좀 있다 잠이 오면 젖달라고 난리일텐데...
안되도 돌까지는 먹이리라... 굳게 맘 먹었었는데...
그걸 못하다고 생각하니 뭔가 빠져 나가버린 듯한 느낌.
젖 먹이기는 아기에게도 기쁨이고 행복이었지만 저역시 넘 행복했거든요.
직장에서 돌아와 아기를 안고 젖을 내놓으면 아기가 새끼 제비처럼
입을 쫙쫙 벌리며 웃으며 달려들었을 때, 그 때의 행복감을 다시는 맛볼 수 없다는 게 넘 슬퍼지네요.
아니, 아니 그것보다... 직장을 다녀도 아기에게 젖을 먹임으로서
나는 그래도 최선을 다하는 엄마라 느꼈던 자부심,
아기에 대한 보상심리라고나 할까요. 그런게 사라져 버린 느낌도 있고.
아무 것도 모르는 우리 아기에게 넘넘 미안해요.
그런 복잡한 심경때문인지 아무 것도 하기가 싫고, 손도 까딱하기 싫네요.
설겆이도 하기 싫고, 집안일도 하기 싫고...
젖을 끊으면 일시적으로 우울증이 나타난다고 하지만...
아직 저는 젖을 끊은 상태는 아니기 때문에 호르몬의 영향이라기 보다는
심리적인 박탈감때문이겠죠?
넘넘 속상하고, 심란해서 그냥 글 한 번 올려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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